권력의 사유화는 부패하게 되어 있다. 이를 잘 나타내 주는 표현이 ‘카다피 주식회사’다. 석유와 가스분야, 통신, 인프라 개발, 호텔, 미디어, 소비재 유통 등을 장악하고 있다. 카다피 일가의 재산과 리비아 정부의 해외 투자 간에 쉽게 구분이 안 될 정도로 국가 이권의 사유화는 심각한 상태다. 매년 수백억 달러가 이들 손에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카다피는 1969년 군 장교인 대위 신분으로 구테타 혁명을 일으켜 부패한 왕정을 타도한 국민 영웅이었다. 그의 혁명은 강대국 석유회사의 고리를 끊게 했고 주택과 교육, 의료등의 복지 정책을 통해 가난한 이들에게 혜택을 주었다. '이슬람 사회주의' 건설을 목표로 석유 자원 국유화, 식민 잔재 철폐에 힘썼다. 그러나 ‘카다피 주식회사’를 통해서 알 수 있는 평범한 진리는 권력과 부가 개인을 향해서 집중될 때 혁명의 정당성도 국민을 위한 혜택도 모두 물거품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혁명의 영웅은 겨우 자신의 가족을 위한 치부의 앞잡이 역할을 하게 되는 부패한 정권이 되어 버렸다.카다피를 통해 얻게 되는 평범한 진리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어느 나라든 권력이 대통령 측근에 의해 집중되어서도 안 되고 집권당에 의해 사유화 되어서도 안 된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목회자가 자신과 가족, 측근을 위해 권력을 사용할 때 부패하게 되어 있다. 북한의 김정일 정권도 중동 민주화 바람을 보면서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 카다피 정권이 40년 넘게 지켜온 단단한 정권이지만 영원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카다피 정권을 보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권력이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통한 자생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언론을 통제하고 있고 군대도 믿을 수 없어서 최대한 약화 시켜 놓고 자기 정권 유지를 위해 사유화된 군대를 갖고 있다. 카다피의 혁명위원회 소속 보안군은 규모와 무력 면에서 정규군을 압도하는 정예화한 핵심 세력이다. 리비아군의 투항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권 유지에 큰 문제가 없는 이유 중의 하나다. 자신의 정권을 반대하는 정치인들을 가차 없이 숙청하고 의회와 헌법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를 통해서도 평범한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 교회도 정치도 기업도 건강한 자생 능력을 갖게 해야 한다. 힘을 나눠주고 원활한 소통의 길을 열어 놓아야 한다. 권력의 정당화를 위한 논리도 너무 위험하다. 카다피의 혁명은 서방 세력의 축출, 식민지 잔재 철폐 등의 논리였다. 이런 논리에 집중하다 보면 사유화된 정권, 사유화된 부의 축적도 합리화 할 수 있는 논리로 변해 버린다. 예를 들면 과거 집권당일 때와 야당이 되었을 때 정당의 논리가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집권당은 정부를 옹호하고 야당은 정부와 집권당을 비판하는 것을 주 논리로 삼을 때 얼마나 건강한 논리에서 벗어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교회와 정부 그리고 정당, 회사 모두의 논리가 건강한지 여부를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국제 관계가 건강해야 한다. 1980년대까지도 범죄 국가로 대하던 미국과 영국이 자국의 정치, 경제적 유익을 위해 카다피의 독재 정권을 인정해 주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도 리비아의 석유 수입 등의 자국의 이득을 위해 카다피 정권과 매우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카다피 정권은, 자국에게 이익이 된다면 어느 정권과도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강대국의 외교 노선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만약 장물을 매입해 주는 보석상을 상상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자국의 유익만이 국제 관계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리비아 반정부 운동을 통해서 카다피의 무차별 살상 행위가 국제 사회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그리고 미국과 서방 여러 나라들이 카다피를 비난하고 자국 내에 있는 카다피 일가의 사유 재산 동결 등 제제를 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기회에 유엔을 중심으로 건강한 국제 관계 유지를 위한 기준들이 확립되는 계기가 되어야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