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빠르지도 가장 크지도 가장 세지도 않았지만 그라운드에서 만큼은 언제나 최고였다.” 축구 국가 대표 차두리 선수가 지난 1월 31일 은퇴한 박지성 선수에 대해 한 말이다. 이 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 재미있다. 박지성의 평범함과 그의 비범함이 같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박지성 선수가 비범한 선수가 되어서 주는 메시지다. 평범한 영재의 첫 번째 조건은 평범함이다. 그는 축구 선수가 갖추어야 하는 좋은 조건들을 갖고 있지 않았다. 달리기가 빠르지 않았고 키가 크거나 몸집이 좋지도 않았다. 박지성은 엘리트가 아니었다. 그가 처음 국가 대표가 되었을 때도 그는 올림픽 대표의 연습 상대인 명지대 팀에 속해 있었다. 그 경기에서 운 좋게 박지성은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청소년 대표의 경력도 없다. 뿐만 아니라 평발이라는 신체적인 핸디캡도 갖고 있었다. 평범한 영재는 영재여야 한다. 박지성을 아시아의 최고의 선수라고 부른다. 한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영국의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선수다. 그 뿐만 아니라 최고의 팀인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고 있다. 2008년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그 다음해는 침피언스리스 결승전에 참여했다. 평범한 영재는 성실해야 한다. 평범한 사람이 영재가 될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은 역시 성실이라고 할 수 있다. 박지성의 별명 중에 하나가 ‘산소 탱크’다. 박지성 선수의 은퇴에 대해 세 명의 박지성을 잃어버렸다고 써 놓은 기사를 보았다. 그는 수비와 허리 그리고 공격 모든 자리에서 쉴 새 없이 뛰어 다녔다. 박지성 선수의 성실함 자체가 평범하지 않았다. 평범한 영재는 희생해야 한다. 은퇴 기자 회견에서 그는 ‘희생’을 강조했다. 아시안컵에 참가하기 위해 그가 속한 맨유를 떠나 올 때도 사실 희생이었다. 팀에서 한참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릎에 물이 차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것을 핑계로 대표 팀의 부름에 불응하지 않았다. 그는 대표팀 경기를 선수가 거부한다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지성 선수는 이런 희생정신이 한국 축구 국가 대표팀의 특징이자 장점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의 희생을 통한 A매치 100경기 기록이 그를 평범하지 않게 만들었다. 평범한 영재는 꾸준해야 한다. 박지성의 선수 생활은 꾸준한 실력 향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연습 팀에서 국가 대표로 발탁되고 네델란드 아인트호벤에 입단했을 때도 거기서 지금 뛰고 있는 맨유에 이적했을 때도 그가 확실하게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수많은 부진과 역경 속에서도 꾸준히 영재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평범한 영재는 그의 본업에서 영재여야 한다. 박지성 선수는 축구 선수로 살아왔다. 그는 가장 기뻤던 일은 처음 대표 팀에 발탁되었을 때였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들었다. 그리고 가장 아쉬웠던 이번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 팀을 떠나게 되었다. 특히 국가 대표로서의 축구 생활이 그의 가장 중요한 인생이었다. 평범한 영재는 마지막도 영재여야 한다. 은퇴의 이유 중에 하나가 후배들에 대한 배려였다. 우리나라 국가 대표 팀의 미래였다. 이왕 다음 월드컵에 참여 할 수 없다면 여기서 빨리 자리를 넘겨주는 것이 한국 축구 대표 팀과 자라나야 하는 후배들에 대한 배려임을 놓치지 않았다. 평범한 영재는 이웃을 도울 줄 아는 아름다운 마음이 있어야 한다. 진정한 영재는 사랑의 마음을 갖추어야 한다. 박지성 선수는 베트남에서 자선 축구 경기를 할 예정이다. 여건이 좋지 않아 축구를 마음껏 할 수 없는 이웃 나라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갖고 있다. 그는 유소년 축구장 건립과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평범한 영재는 또한 미래가 있는 마침을 선택한다. 우리 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평범한 범재들이다. 그 범재들에게 영재인 범재 박지성 선수가 무엇인가 깊은 이야기를 남겨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