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 사고를 보면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방사성 물질로 인해 당할 피해다. 한국의 매스컴이 너무 소란스럽게 보도하고 있다고 하지만 마스크를 쓴 일본인들, 대피하기 위해 떠나는 자동차 행렬, 아예 해외로 도피하는 공항의 모습 등은 방사선 누출로 인한 두려움을 보여 주기에 충분했다. 이번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본만의 일이 아님을 세계는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원전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한 스위스와 이스라엘, 신규 건설을 잠정 중단한 중국, 독일은 낙후된 원전 가동을 중단했고 미국과 한국은 포괄적인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이 모든 나라는 일본의 원전 사태를 보면서 결코 일본만의 것이 아닌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세계적으로 441개의 원전이 가동 중에 있고 557기가 건설 중이거나 계획 되어 있다고 하니 원전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적어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현재 총 21개의 원전이 전체 전력의 34%를 공급하고 있고 앞으로 11기를 더 증설할 계획에 있다. 정부는 ‘저탄소 녹색 성장’이라는 이름하에 2024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43.5%를 원자력 발전에 맡길 예정이다. 이런 수치를 통해서 볼 때 원전은 당분간 우리나라 전력의 가장 중요한 공급원이 될 전망이다. 실용성이라는 면에서는 원전이 가장 앞서 있으나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원전은 치명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일본의 원전 사태를 통해서 우리가 확보해야 할 숙제는 바로 치명적인 위험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에 있다. 가장 시급한 일은 최대한의 안전장치를 확보하는 일이다. 문제는 일본의 원전이 세계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는데 있다. 일본에 닥쳐온 지진과 쓰나미가 예상치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몇 중의 안전장치를 해 놓은 것이 무용지물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한국의 원전은 얼마나 더 안전한 장치들을 확보해야 하는가? 지금 우리의 원전이 매우 안전하다고 하지만 우리의 기대치 이상의 자연 재해가 닥쳐 올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정부는 현재의 안전성만을 강조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안전에 대한 연구와 장치를 해 나가야 한다. 한국의 상황이 안전장치에 큰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일본의 쓰나미나 지진 이상으로 위험한 것은 북한에 의한 원전 시설의 공격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국이 세계적인 테러 공격의 안전지대라고 할 수도 없다. 혹시 전쟁 상황이 발발 했을 때 우리의 원전은 안전한 것인가를 고려해야 할 것을 이번 일본 원전의 돌발 상황이 제시해 주고 있다. 일본의 원전 사태는 우리만의 노력으로 안전이 보장되지 않음을 깨닫게 해 주었다. 일본, 중국, 북한, 러시아 그 밖의 주변 국가들의 원전에 대한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매우 위험한 상태에 도달할 수 있게 되었다.일본의 지진과 쓰나미를 통해 야기된 원전에 대한 공포는 더 이상 원전만을 고집하면 안 된다는 것을 재인식하게 했다. 태양력, 풍력 등 새로운 대체 에너지를 개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세계인들에게 던져 주었다. 우리 정부도 원전에 쏟는 기대 이상으로 대체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석유 자원과 원자력을 극복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인 에너지원이 필요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요구되는 것은 인재를 최소화 하자는 것이다. 안전 불감증, 설마 하는 생각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일본의 정부와 전력회사를 향해 그들의 실수를 말하기에 앞서 우리는 일본보다 나은가라는 겸손한 생각을 가져야 한다. 다양한 감시 체계가 가동되어야 한다. 시민단체, 정부, 전문가 집단의 감시 등을 통해 인재를 막아야 한다. 다시 한 번 일본 원전 복구가 속히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생각으로 일본의 아픔에 동참하고 더 이상의 고통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