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랑침례교회_ 목회의 블루오션형

블루오션(Blue ocean)의 사전적 의미는 아직 시도된 적이 없는 광범위하고 깊은 잠재력을 가진 시장을 비유하는 것이다. 지난 십 여 년 동안 전국을 누비며 건강하게 성장한 교회를 심층 분석한 결과, 1990년대 후반부터 두드러진 교회성장 요인으로 지역 사회봉사와 분립개척을 들 수 있다. 특히 두 요인 중에 분립개척은 아직 생소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대다수 교회는 성장지상주의와 물량주의를 비판하면서도 개교회 중심으로 교회성장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른 교회에서는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교회성장의 새로운 모델이 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서 2010년 1월에 있었던 여의도순복음교회의 20개 제자교회 분립을 들 수 있겠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 1월 1일 새벽 송구영신예배에서 제자교회의 완전 독립을 선포했다. 이로써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조용기 원로목사 은퇴 이후 본격적으로 제2기 사역을 시작하게 됐다. 제자교회 독립 후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 수는 약 43만 명이며, 독립된 20개 제자교회의 성도규모도 평균 1만 명에서 2만 명 정도다. 세계역사 가운데 대형교회가 한번에 20개 교회를 독립시킨 경우는 없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자체로 보면 예산도 많이 줄고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이미 독립된 각 교회들이 지역 교회에 기여하는 교회가 됐다. 그런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한국 교회에 좋은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본다.

이번 호에서는 중형 교회로서 분립개척을 통해 지역 교회를 섬기고 건강한 교회성장의 모델이 되고 있는 사례를 다루고자 한다.  

차별화된 목회를 개발시켜라!

경기도 광명시 철산3동에 위치한 다사랑침례교회는 1987년 3월에 12명의 창립멤버로 개척되었다. 그 후 성도 수가 60명이 되던 1990년에 교회 건축을 하게 되었다. 교회는 매년 30%정도 성장하다가 일정한 수준이 되면 성장을 멈추었다. 단지 현상유지만 할 뿐이었다. 그렇게 정체한 기간이 5-6년 정도 되었는데,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유상채 목사는 교회를 가족공동체로 보고서 건강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분립개척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분립개척의 역사는 다사랑침례교회가 창립되고 6년이 지난 1993년 시작됐다. 이 교회 부목사가 서울 보문동에서 양문교회를 개척했는데 매월 교회 재정의 십일조를 지원해 자립을 도왔다. 1997년엔 분립 교회 2호가 탄생했다. 다사랑교회에서 부목사로 섬기던 목회자가 부평 지역 빈민들을 위해 늘하나교회를 개척한 것이다.

그러다가 1999년 유상채 목사가 미국 사우스웨스턴침례신학교에서 공부한 뒤부터 방법을 바꿨다. 무작정 지원에서 실제 자립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각 교회 형편과 지역 상황에 맞게 개척 교회의 목회 방향을 정하게 했다. 지원도 거기에 맞췄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특색 있는 교회, 자립하는 교회들이 됐다. 빈민들을 위한 늘하나교회를 비롯해 장애인들을 위해 광명에 개척한 행복이가득한교회, 기존 교회의 부채를 갚아주고 지역 주민을 섬기는 교회로 거듭난 서산제일교회, 농촌 결손 가정을 위해 2007년 개척한 경주의 다사랑침례교회 등 9개 교회는 저마다 독특한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다사랑침례교회에서 차로 5분 거리에 분립개척한 경우도 있다. 광명 늘사랑교회는 다사랑침례교회와 경쟁 관계가 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같은 지방회 소속이다 보니 한 달에 한 번씩 기도회도 같이하고, 지역 활동도 같이하고 있다. 마침 다사랑침례교회와 늘사랑교회 사이에 재건축 아파트가 들어서는 데 경쟁보다는 서로에게 ‘잘돼야 한다’고 만날 때마다 격려하고 있다.

분립개척에 대한 유 목사의 원칙은 이렇다. 장년 성도 500명이 되면 무조건 분립하고, 기존 교인들 중에서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분립한 교회로 가게 한다. 분립한 교회가 자립할 때까지 지원은 계속하되 교회에 대한 행정적 간섭은 일절 하지 않는다. 현재 다사랑침례교회의 출석성도는 600명인데, 유 목사는 이미 분립개척할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중이다. 2-3년에 한번 꼴로 교회를 분립시키고서도 어떻게 교회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유 목사는 “매년 연말 통계를 낼 때마다 깜짝 놀랍니다. 인원이나 재정이 도와준 것만큼 정확하게 채워져 있습니다. 마치 계속해서 퍼내도 고이고 고이는 샘물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처음 교회를 분립할 때나 지금이나 교인들의 요청은 여전하다. 우리도 한번 큰 교회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그때마다 유 목사는 이렇게 설득한다. “교회가 커지면 교인과 목회자의 관계가 끊기고, 목회자는 설교하는 기능인으로 전락합니다. 교인들에게도 아무 유익이 없습니다. 그건 목회라고 할 수 없습니다.” 다사랑침례교회는 사업에 실패했거나 병에 걸려 생활이 어려운 교인들에게는 물질도 지원하고 기도도 함께 나눈다. 아홉 차례나 정성껏 퍼주고, 또 퍼주려는 교회가 여태껏 마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평신도를 동역화하라!

그동안 다사랑침례교회 모든 성도들이 분립개척을 흔쾌히 찬성하는 것은 아니었다. 성도들 중 물론 반대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유 목사는 건강한 교회가 개척되려면 반드시 분립이 되던지, 교회차원에서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성도들에게 지속해서 강조하였다. 설교, 성경공부, 심방을 통해 모든 성도들에게 공감대형성을 갖도록 하였다. 그러자 성도들이 자연스럽게 분립개척을 이해하게 되고, 이를 위해 적극 동참하면서 헌금까지 하게 되었다. 현대의 많은 성도들이 개교회주의, 이기주의에 물들어 있는데, 다사랑침례교회 성도들은 가족 공동체의 중요성을 깨달으면서, 가족의 구성원 중에 일부가 다른 지역에 세워질 때 반드시 분립을 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사진제공: 다사랑침례교회>

이처럼 전 성도들이 분립개척에 동참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다사랑침례교회만의 독특한 신앙훈련이 있기 때문이다. 유 목사는 매년 해오던 새신자에서부터 평신도 지도자까지 각 그룹의 신앙훈련을 더욱 세분화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다사랑침례교회는 교단 내에서 정평이 나 있을 만큼 체계적인 신앙훈련을 해오고 있지만, 매년 더욱 신앙훈련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경제 위기 때문이다. 유 목사는 “개인이든 공동체든 위기 앞에서는 기초를 다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신앙의 기본이 튼튼한 교인들이 결국은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 교회의 내실화도 가져올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교회성장의 역할 모델이 되라!

분립 과정에는 저마다 특별한 사연들이 있는데 이러한 모든 과정이 의도된 것이 아니라, 그 상황과 유 목사의 목회철학이 맞아 떨어져서 분립개척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보통 중형 교회 이상이 되면, 매주 새신자가 자발적으로 교회를 방문하거나 전도를 통해 등록하게 된다. 그 숫자도 연간 출석성도 수만큼 되기 때문에 체계적인 양육을 통해 새신자 정착만 된다면 교회성장은 시간문제이다. 개척 교회가 10명을 모으는 것과 중형 교회가 10명을 모으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따라서 교회를 개척해서 분립개척하면 하나님께서 그곳을 채워주시는 것이다. 분립개척 마지노선을 500명으로 제한한 이유는 현재 다사랑침례교회 공간이 500명을 수용하기 적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숫자는 상관없다. 교회가 500명 이상 성장하면 좋겠지만, 성도들을 가족처럼 돌보고 진정한 코이노니아를 나누는데 500명이 넘으면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500명이 넘으면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적인 신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에, 그 이상이 되면 분리개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따라서 현재 다사랑침례교회는 교회를 개척할 수 있는 목회철학과 행정능력을 가진 목회자만 있다면 언제든지 분리개척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사진제공: 다사랑침례교회>

다사랑침례교회는 교회 규모나 성도 수 자체만으로는 탁월한 성장모델이라고 단정 짓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교회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역발상 목회를 시도하였다. 오늘날 수많은 목회자들이 개교회 부흥과 성장을 위해 불철주야로 애쓰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마치 예수 그리스도가 공생애동안 열 두 제자를 훈련시켜 세계 복음화를 준비시킨 것처럼, 일정 수준의 성장을 이루게 되면 어김없이 분립개척을 통해 제 2의, 제 3의 예수 사랑 가족 공동체를 세우고 있다. 이러한 차별화된 블루오션 목회를 통해 대형 교회조차 시도하기 어려운 새로운 교회성장 역할 모델이 된 것이다.

* 자세한 내용은 월간 교회성장 2010년 6월호에 소개되었습니다.